쓰지 못한 이야기들.

현장에서 소중한 순간을 글로 남겨두어야지 몇번이나 다짐했지만, 여러 이유로 결국 쓰지 못했다. 한국으로 돌아온지도 3주가 되어가고, 바쁜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기억은 꽤 빠른 속도로 희미해진다.  몸은 나름대로 열심히 일상을 살아내고 있지만, 마음은 반쯤 붕 떠있다. 내 전임자로 일하던 MSF taiwan의 마취과 친구가 고맙게도 귀국환영 선물을 소포로 보내주었다. 소포 속엔 대만 과자와 편지가 들어있었다. 그 마음이 어찌나 고맙던지.. 편지엔 귀국후 재적응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있었다. 보통 3주 정도가 걸린다고. 편지를 읽을땐 재적응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보니 알겠다. 나도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다음 주엔 좀더 또렷하게 내 페이스로 지낼 수 있으려나.. 가끔 케네마에서 일하고 ..

Welcome to MSF

퇴사 후 바로 다음주, 기가막힌 타이밍에 welcome to msf 교육이 시작되었다!! 원래는 8월 일정이 불가능해 10월에서야 교육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패키지 여행이 1주 딜레이 되면서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덕분에 9월 말 10월 초에 대만에서 열리는 수술실/응급실/중환자실 종사 의료진들을 위한 집중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자격이 생겼다. msf에 대해 소개하고 조직안의 여러 상황과 원칙등을 알아보는 인트로 교육인 welcome to MSF 는 3일간의 비대면 교육으로 진행되었다. 집이 답답해 카페로 나와 강의를 들었는데 생각보다 상호작용하고 토의하는 세션이 많아 인상적이었다. 화상 미팅이라 대면 활동에 비해 집중력이나 영어 이해도가 좀 떨어지기도 했지만, 여러 사람들의 ..

Welcome to MSF!

지난번 글에 이어… http://photoholicat.tistory.com/266 담당자와 유선 인터뷰를 하고(화상인터뷰인줄 알고 각잡고 기다렸는데 전화같은 형식이라 약간 긴장이 풀렸다ㅎㅎ) 영어와 프랑스어 어학시험을 온라인으로 응시한뒤 - 영어는 간신히 B2 level까지 갔지만 아직 프랑스어는 A2 level.. 갈길이 멀다 - 마지막으로 reference check 과정까지 마쳤다. 함께 일했던 동료와 나를 지도해주셨던 선배의사, 교수님들이 감사하게도 부탁에 응해주었다. 몇일 후, (스케쥴에 따라 일정은 조정가능하다. 나는 빠르게 진행하고 싶어 가장 빠른 날로 잡았다) 선릉역 부근에 있는 국경없는 의사회 한국사무소에 찾아가 대면 인터뷰를 했다. 두 세시간 정도 꽤 밀도있는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았..

싱가포르 응텡퐁(Ng Teng Fong) 종합병원 - 병원건축 강의를 들으며

이번 학기, 의료경영학 강의를 듣고 있다. 지난 주 수업은 병원 건축이었다.전공의 시절, 고위 보직을 맡고 계신 교수님들이 새병원 건립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머리아파하시는 걸 본 게 병원 건축에 대한 내 인상의 전부였는데, 건축가의 시선에서 본 병원 건축 이야기는 무척 색다르고 흥미로웠다.강의의 여러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싱가포르의 한 병원 건축사례! 어떤 사람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응텡퐁 종합병원이었다. 모든 침상에 창문이 있어서 햇빛과 정원을 조망할 수 있게 설계한 곳으로, 복도의 폭을 다르게 설계해 (베르누이의 원리로?!) 환기를 용이하게 했다는 특징도 있었다. 가족이나 내가 아파서 입원하게 되었을 때, 이런 환경의 병원이라면 그래도 훨씬 행복하겠다. 나을 힘이 더 나겠다.. 라는 생각을..

대학원 이야기 2024.04.25 0

쓰지 못한 이야기들.

현장에서 소중한 순간을 글로 남겨두어야지 몇번이나 다짐했지만, 여러 이유로 결국 쓰지 못했다. 한국으로 돌아온지도 3주가 되어가고, 바쁜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기억은 꽤 빠른 속도로 희미해진다.  몸은 나름대로 열심히 일상을 살아내고 있지만, 마음은 반쯤 붕 떠있다. 내 전임자로 일하던 MSF taiwan의 마취과 친구가 고맙게도 귀국환영 선물을 소포로 보내주었다. 소포 속엔 대만 과자와 편지가 들어있었다. 그 마음이 어찌나 고맙던지.. 편지엔 귀국후 재적응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있었다. 보통 3주 정도가 걸린다고. 편지를 읽을땐 재적응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보니 알겠다. 나도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다음 주엔 좀더 또렷하게 내 페이스로 지낼 수 있으려나.. 가끔 케네마에서 일하고 ..

Welcome to MSF

퇴사 후 바로 다음주, 기가막힌 타이밍에 welcome to msf 교육이 시작되었다!! 원래는 8월 일정이 불가능해 10월에서야 교육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패키지 여행이 1주 딜레이 되면서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덕분에 9월 말 10월 초에 대만에서 열리는 수술실/응급실/중환자실 종사 의료진들을 위한 집중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자격이 생겼다. msf에 대해 소개하고 조직안의 여러 상황과 원칙등을 알아보는 인트로 교육인 welcome to MSF 는 3일간의 비대면 교육으로 진행되었다. 집이 답답해 카페로 나와 강의를 들었는데 생각보다 상호작용하고 토의하는 세션이 많아 인상적이었다. 화상 미팅이라 대면 활동에 비해 집중력이나 영어 이해도가 좀 떨어지기도 했지만, 여러 사람들의 ..

Welcome to MSF!

지난번 글에 이어… http://photoholicat.tistory.com/266 담당자와 유선 인터뷰를 하고(화상인터뷰인줄 알고 각잡고 기다렸는데 전화같은 형식이라 약간 긴장이 풀렸다ㅎㅎ) 영어와 프랑스어 어학시험을 온라인으로 응시한뒤 - 영어는 간신히 B2 level까지 갔지만 아직 프랑스어는 A2 level.. 갈길이 멀다 - 마지막으로 reference check 과정까지 마쳤다. 함께 일했던 동료와 나를 지도해주셨던 선배의사, 교수님들이 감사하게도 부탁에 응해주었다. 몇일 후, (스케쥴에 따라 일정은 조정가능하다. 나는 빠르게 진행하고 싶어 가장 빠른 날로 잡았다) 선릉역 부근에 있는 국경없는 의사회 한국사무소에 찾아가 대면 인터뷰를 했다. 두 세시간 정도 꽤 밀도있는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았..

싱가포르 응텡퐁(Ng Teng Fong) 종합병원 - 병원건축 강의를 들으며

이번 학기, 의료경영학 강의를 듣고 있다. 지난 주 수업은 병원 건축이었다.전공의 시절, 고위 보직을 맡고 계신 교수님들이 새병원 건립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머리아파하시는 걸 본 게 병원 건축에 대한 내 인상의 전부였는데, 건축가의 시선에서 본 병원 건축 이야기는 무척 색다르고 흥미로웠다.강의의 여러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싱가포르의 한 병원 건축사례! 어떤 사람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응텡퐁 종합병원이었다. 모든 침상에 창문이 있어서 햇빛과 정원을 조망할 수 있게 설계한 곳으로, 복도의 폭을 다르게 설계해 (베르누이의 원리로?!) 환기를 용이하게 했다는 특징도 있었다. 가족이나 내가 아파서 입원하게 되었을 때, 이런 환경의 병원이라면 그래도 훨씬 행복하겠다. 나을 힘이 더 나겠다.. 라는 생각을..

대학원 이야기 2024.04.2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