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소중한 순간을 글로 남겨두어야지 몇번이나 다짐했지만, 여러 이유로 결국 쓰지 못했다. 한국으로 돌아온지도 3주가 되어가고, 바쁜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기억은 꽤 빠른 속도로 희미해진다. 몸은 나름대로 열심히 일상을 살아내고 있지만, 마음은 반쯤 붕 떠있다. 내 전임자로 일하던 MSF taiwan의 마취과 친구가 고맙게도 귀국환영 선물을 소포로 보내주었다. 소포 속엔 대만 과자와 편지가 들어있었다. 그 마음이 어찌나 고맙던지.. 편지엔 귀국후 재적응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있었다. 보통 3주 정도가 걸린다고. 편지를 읽을땐 재적응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보니 알겠다. 나도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다음 주엔 좀더 또렷하게 내 페이스로 지낼 수 있으려나.. 가끔 케네마에서 일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