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보건이야기/국제보건_구호_난민

Welcome to MSF!

photoholicat♪ 2024. 10. 4. 01:20

지난번 글에 이어…
http://photoholicat.tistory.com/266

  담당자와 유선 인터뷰를 하고(화상인터뷰인줄 알고 각잡고 기다렸는데 전화같은 형식이라 약간 긴장이 풀렸다ㅎㅎ) 영어와 프랑스어 어학시험을 온라인으로 응시한뒤
- 영어는 간신히 B2 level까지 갔지만 아직 프랑스어는 A2 level.. 갈길이 멀다 -
마지막으로 reference check 과정까지 마쳤다. 함께 일했던 동료와 나를 지도해주셨던 선배의사, 교수님들이 감사하게도 부탁에 응해주었다.

몇일 후, (스케쥴에 따라 일정은 조정가능하다. 나는 빠르게 진행하고 싶어 가장 빠른 날로 잡았다) 선릉역 부근에 있는 국경없는 의사회 한국사무소에 찾아가 대면 인터뷰를 했다. 두 세시간 정도 꽤 밀도있는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았는데, 채용 담당자님의 발음이 무척 명확한 미국발음이어서 알아듣기가 수월했다.
질문의 종류는 정말 다양했고 그중 인력관리, 현지 스태프 동기 부여 관련 질문에서 그 당시 배우고 있던 병원경영 내용을 적용할 수 있어 기뻤다. 면접을 마치고 나오니 혈당이 떨어져 근처 백미당 카페에 들어갔다. 북적북적한 선릉역 직장인 점심시간 인파 사이에서 멍하게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빌딩숲을 바라보았다. 조금은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몇일 뒤, 메일로 필요한 서류들의 목록이 한뭉치 도착했다.
Welcome to MSF ! 라는 메세지와 함께.


아, 이제 정말 가게 되는구나. 이제 더 이상 꿈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한땀한땀 새겨나가는 이야기가 되었구나.

2024년의 봄, 나는 이렇게 국경없는 의사회 (예비) 구호활동가가 되었다.
2015년 봄, 지진으로 부서진 네팔에서 다짐했던 마음이 시들지않고 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나를 믿고, 이해해주고, 지지해준 가족들 덕분이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덧.
그럼에도 온전히 기뻐할수만은 없었던 건, 아이에 대한 미안함에 마음 한켠이 무거워졌기 떄문일까.. 왠지 활짝 행복해하면 안될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 결정이 아이에게 바람직한 어른으로 자라나는데 좋은 교육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내 자리에서 할일을 즐겁게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