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LOG/An. esthesia

잊혀진 이유.

photoholicat♪ 2020. 1. 20. 13:16

생각났다, 마취과의사를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이었다.
네팔 지진사건을 겪고, 일련의 사건들이 내 인생에게 이리로 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다만 삶을 모두 바칠 용기는 없었기에, 외국어가 조금 유창하지 못해도 괜찮고, 단기 프로젝트로도 참여할 수 있다는 마취과를 선택했던 것이다.

 

4년을 정신없이 보내다가 바보같이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프리카에서의 활동을 대비해 배우기 시작했던 프랑스어인데, 공부하다보니 이 또한 처음의 목적을 잃어버린지 오래..
이사를 앞두고 정신없이 날뛰는 부동산 가격에 휘둘리며 앞으로 어떻게 사는게 맞는걸까.. 방향을 모르고 부유하던 중에 우연히 다시 국경없는 의사회 홈페이지를 찾게 되었다. ‘마취과의 긴급 모집’이라는 글을 보고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다만, 그 사이 훌쩍 떠나기 힘든 일들과 지켜야 할 것이 많이 생겨버렸다. 아기가 조금 큰 뒤에.. 라는 조건을 붙여 꿈의 실천을 조금 미루어 두어야 했다.
아쉽지 않게, 선택의 순간이 왔을때 바로 실천할 수 있도록 불어실력과 임상경험을 부지런히 쌓아두기로 한다.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설득할 방법은 고민이 좀더 필요하겠지만, 삶이 보다 또렷해진 기분이다.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