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India 2013

[clerkship in INDIA]4. 고마운 사람들

photoholicat♪ 2014. 7. 1. 10:45

Chawla 교수님과의 대화.
네가 이곳까지 온 주목적은 트레이닝이니 최대한 빨리 시작하도록 돕겠다. 내일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나를 찾아와라 등등 감동빵빵 멘트를 끝없이 던지시는 교수님을 사리타의 실험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너무나도 감사하다는 내 인사에 자신의 의무니 당연한 것이라고 말씀하시던. 눈빛에서 강한 힘이 느껴지는 분이었다. 
우리나라의 교수-학생관계와는 너무도 다른 이곳 분위기가 참 부러웠다. 아무리 교수님이라도 할말은 하고, 농담도 스스럼없이 나누는 모습. 우리로선 상상하기 힘든 일인데.. 
약간의 일상적인 대화 후에, 교수님께선 나에게 앞으로의 계획이 무어냐는 질문을 하셨다. 엄청난 의미가 함축된 이 물음에 나는 '아직 과를 정하지 못했고, 내년이면 병원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된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대답할 수 없었다.  외국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국제 구호단체에 나가 봉사를 하고 싶다는 꿈도 다아 어디로 간것일까... 짧은 순간동안, 이 생각들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가지 않은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를 굳이 영어로 표현할 용기까지는 없었던 나를 발견했다. 학장추천서에 쓰인 '위 학생은 인도주의 국제구호에 관심이있으며...'라는 구절이 떠올라 괜시리 부끄러웠다. 나는 너무나도 생각없이, 내 인생에 대한 책임감 없이 전시용 감상에 젖어있었던 것은 아닐런지. 망치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 한참 머엉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선택한 길이고 누구의 것도 아닌 내 인생. 주인이 책임지지 않는다면 대체 누가?.. 최근 몇개월들어 '안정적인 삶, 어쩌면 안주하는 삶'에 큰 매력을 느꼈던 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인간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잘못된 기준에 거의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우리는 왜 사는가? 큰집, 좋은 직업과 차, 좋은 옷과 음식, 가진것을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 아니다.. 아니란걸 아는데, 우리는 왜 이런 것을 얻지 못함을 인생 최대의 불행으로 여기며 사는걸까?

세상의 논리는 너무나 달콤하고 간사한 것이어서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거기에 빠지고만다. 잘못된 가치관의 늪에 한번 발을 담그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빠져나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선택실습을 마치고나면 누구보다도 스스로에게 떳떳한 가치관을 세우고, 이를 지켜나가고 싶다. 

*그와중에 깨알같이 델리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해 USMLE를 통과했다는 아들 자랑(크크)하시던 교수님의 모습에서 부모님 마음은 결국 다 똑같은건가 생각했다. 쿠쿠

집에 돌아와
오후에야 야도브의 메일을 확인했다. 

Off course we all are human being and we have to help others if we are in such a position or state.
So no need to say thanks always.

다른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그동안 너무나 좁은 세상속에서 나 이외의 것들을 전혀 보지 못하고 편협하게 살아가고 있었구나.. 피할 수 없이 전부 드러난 나의 부족함 앞에 선 기분은 꽤 충격적이고, 부끄럽기까지해서 나는 순간 숙연해졌다. 
 겉으로는 어른인척 하지만 내면은 아직도 아이의 모습을 버리지 못한 나에게, 야도브의 메일 속 한문장은 참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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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타와 외교부방문. 그러나 외부행사로 일찍 닫아버린 사무실. 허탕 ㅠㅠ 오늘저녁 사리타는 몇일간 떠나야 하기때문에 내일은 아마 다른친구와 와야할 것 같다고.. 하아ㅠ 다 잘되어간다고 생각하고 설레었는데.. 다시 앞이 깜깜해지는 기분. 
쓸쓸한맘 달래러 그린파크 근처 레스토랑으로! 도사랑 캐슈넛커리(짱짱!), 난, 파인애플 라이타(요거트와 과일로 만든 달달한 음식! 조금 묽은 요플레같았다)를 시켜 배터지게 먹었다>_< 

오랫만에 포식후에 장난감가게, 음반가게 구경도 하고, 포도 딸기도 사고.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