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보건이야기/대학원 이야기

2023년 5월 DELF A2 독학준비/교재/강의/시험 후기

photoholicat♪ 2023. 5. 29. 10:57

지난 주말, 드디어 델프 시험이 끝났다!!!

 올해 1월의 어느날, 갑자기 책장 한구석에 내팽겨쳐져 있던 프랑스어 공부노트를 발견하고, 새해 작심삼일 버프를 받아서 델프를 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첫 두어달은 사실 잘 속도가 나지 않았다. 아래 책(grammaire progressiv du francais 4 판)으로 모르는 단어를 체크하고, 문법을 공부했다. 문법 내용이 모두 프랑스어로 설명되어 있어서 파파고 카메라 번역기를 열심히 돌려가며 공부했던 기억이 ㅎㅎㅎ 결국 반도 넘어가지 못하고 3월이 되어 일단 실전 공부에 돌입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도 조금의 도움 + 시간을 갖고 공부한다면 분명 좋은 교재라고 생각한다. 

답지와 학습서를 별도 판매하니 헷갈리지 말고 구매해야 한다. 나도 처음에 왜이렇게 가격차이가 나지? 하고 싼거 주문했더니 답지만 왔다 ㅎㅎㅎㅎ

 

 시험 준비는 시원스쿨 한권으로 끝내는 델프 책으로 했다. 시험장에 가니 이 책을 들고 온 사람이 많이 보였다. 책이 생각보다 무겁고, 두께가 있어서 분권을 추천한다.

 나는 듣기/독해를 먼저 풀면서 어휘력을 좀 높여두고 작문과 말하기는 시험 3주전부터 바짝 준비했다. 학생때처럼 단어장도 만들고, 작문/구술은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링 바인더 노트 사다가 필요한 표현/전치사/접속사/중요한 문법 적어놓고 반복해서 들여다 봤다. 링 바인더 노트의 장점은 순서나 구성에 구애받지 않고 일단 적고, 상황에 맞게 배치를 바꿀 수 있다는 점! 듣기는 계속들어도 참...안들리는데 유튭에서 정일영선생님이 a2 듣기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으라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ㅎㅎㅎㅎ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 

 

마지막 한달, 구술 준비가 너무 막막해 수강한 시원스쿨 프랑스어 크리스쌤 강의!

이전에 프랑스어 공부할때 크리스쌤 유튜브 강의를 한번 다 들었던 적이 있어서 반가웠다. 문법 관련 한국어는 나보다 더 잘하시는듯...^^... 보편적인 A2수준보다는 살짝 난이도 있는 문장을 준비해주셔서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면은 있었지만, 늘 100을 목표로 할땐 150, 200을 준비해야 하는 법! 문법을 심도있게 공부할 기회가 없었던 나로썬 핵심 문법을 간단히 짚고 넘어가는 점이 아주아주아주 유용했다!! 다음 B1 준비할 때는 문법을 제대로 한번 싹 정리하고 싶은 마음.

 

시험 직전에 헬로톡이라는 어플로 프랑스 니스에 사는 아주머니와 채팅도 하고, 유료 수업이 있길래 체험수업으로 30분정도 대화도 해보았다. 그런데 메시지를 쓰는것과 말을 하는것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더라. 프랑스어 못하는 사람이라도 세워놓고(프랑스인이라고 가정하고 ㅎㅎ) 모의 대화를 해보는걸 추천! 

시험을 떠나, 타국의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통수단을 얻었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경험. 이러니 프랑스여행 더가고 싶잖아 ㅠㅠㅠ

 

 시험은 이틀에 걸쳐서 보고, 이번 A2는 경기대 서울캠퍼스에서 보게 되었다. 서대문역 1번출구에서 10분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비가 제법와서 꼭 여름같았던 날.

생각보다 너무 일찍도착해서 앞자리에 앉았는데, 비가와서 그런지 스피커가 너무 크고, 울려서 2,3번째에 앉았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그래도 안들리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앉았던 자리에 그대로 착석.

 

듣기

이번 5월 델프는 (공지되었듯이) 구문항으로 출제되었다. 첫문제는 영수증을 어디 내면 경품으로 자동차를 주는 마트 안내방송이었는데, 사실 자동차 외엔 정확히 알아 들은 정보가 거의 없다 ㅠㅠ 영수증을 어디로 내야하는지, 행사는 언제까진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 이런 질문이 있었던 듯.

듣기 꽤 긴 전화번호를 받아써야해서 엄청 집중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전화를 누구에게 해야하는지도 물어봤고. 4번방,5번방에 의자?테이블이 몇개인지? 무슨 물건을 챙겨가야하는지?(의자,테이블, 컴퓨터 그림이 보기였다) 물어봤던 것 같다.
세번째 문제는 음악축제- 어디서 하는지? 티켓을 사면 어떤점이 좋은지? 등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이 문항은 거의 알아듣지 못해 기억나는게 없네..

듣기4 가장 평이한 유형. 이걸 풀면서 그래 과락은 면했다 라고 안도했던 기억이 ㅎㅎ

독해

독해는 공사로 기차가 지연된것에 대한 안내메일이었다. 기차가 왜 지연되었는지, 티켓을 취소하거나 교환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읽고 대답하는 문제들.
회사 1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내용에 대한 메일을 읽고 대답하는 문제도 있었고, 구내식당에서 의자를 더 가져와야한다는 내용과, 상사와 경품으로 뭘 준비해야할지 이야기해야한다는 것도 객관식으로 나왔다.

마지막 독해문제는 발코니에서 텃밭을 키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 집안 텃밭의 장점, 경제적이고, 건강에도 해롭지 않고, 아이들에게 토마토 어떻게 자라는지 보여줄 수 있고 등등.. 주관식의 비중이 꽤 컸다. 

작문

작문은 방학때 바다를 다녀왔는데, 이 내용을 친구에게 편지로 쓰는 문제였다. 장소, 날씨, 활동, 느낌을 작성하라고 지시사항에 나와있어 이부분을 잘 체크한뒤 적었다. 

두번째 문제는 친구에게서 숲속의 스포츠행사를 하자는 제안을 받고 수락하는 내용. 관련해 질문을 하고, 내가 하고싶은 활동을 제안하는 것이 지시사항이었다. 

말하기

말하기 ; 둘째날은 더 비가 많이 왔다. 장화를 신고가서 마음이 든든했음 ㅎㅎ 구술은 대기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시험장에 10-15분전에 도착하는게 좋다. 나도 지하철 카페에서 20-30분 앉아있다가 시간 맞춰 출발했더니 딱 적당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촉박한지 시험감독관들이 빨리 빨리 이동하고, 빨리 쪽지를 뽑으라고 푸쉬해서 엄청나게 정신이 없었다 ㅎㅎㅎ 줄 뒤에 선 사람은 10분 준비시간의 2-3분은 로스되는 셈인데 이건 좀 시스템을 바꿔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전원 착석한뒤 랜덤으로 나눠주고 다함께 뒤집는 식으로?..

 내가 뽑은 독백 내용은 - 동물을 좋아하나요? 가장 좋아하는 동물과 이유는? / 프랑스어를 왜 배우게 되었는지, 어디서 배웠는지, 프랑스어가 왜 쉬웠/어려웠는지 대답하는것. - 두번째 주제가 자기소개 준비할때 들어가있던 내용이라 이걸로 선택! 고등학교때 처음 접했고, 그동안 계속 하지 못하다가 몇개월전부터 다시 공부하고 있다. 시제가 너무 다양하고, 모든 명사들이 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힘들다고 이야기 했다. 

Interaction 뽑기는 이웃과의 아파트 저녁행사를 준비하는데 이웃과 언제, 어디서 행사를 진행하고, 무엇을 준비할지, 이야기하라는 내용 & 회사에서 산으로 여행을 가는데 여행사에 가서 ~~~를 문의하라는 내용(빠르게 대충 읽어서 기억이 안남 ㅠㅠ) ; 내가 준비했던 친구와 피크닉가기 대화와 큰 틀이 비슷할 것 같아 아파트 저녁행사를 골랐다. 나 몇달 전에 여기 이사왔다. 사람이 많으니 큰 체육관에서 하면 어때? 내가 가게를 하니 맥주랑 음료수랑 가져갈게 이런 이야기를 했던듯. 생각보다 감독관님이 부드럽게 대화를 이어가주시고, 계속 질문을 던져주셔서 체감시간이 무척 짧았다. (왠지 불문과 교수님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부드러운 인상의 한국인 여자분이셨다ㅎㅎ)

이번 구술하면서 느낀점은. 의문문을 만드는 능력이 너무 약하다. 특히 구술시험에서는 바로바로 의문사와 주어동사 잘 배치해서 뱉어야 하는데 이게 버벅거리니 자꾸 어색한 문장을 만들고 있더라. 이건 꼭 훈련이 필요할듯 하다 

시험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면서 이제 11월 B1을 도전할지 좀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일단은 발등에 떨어진 불(독후감 레폿3개, 논문 하나, 보건경제학 시험공부, 발표내용 레폿정리 ^^^...)을 끄고 나서.. 
어제 시험장에서 나오면서, 시험이 끝났다는 후련함과 함께 내 인생은 왜이리 바쁜가.. 에 대해 성찰해보았다 ㅎㅎㅎ (범인은 바로 나.. 후후) 그래도 아직은 할만하다. 즐겁다.

여러모로 극강 난이도였던 대학원 2학기도 이제 끝이 보인다. 3학기는 조금 느슨하게 살리라.. 다짐해보면서, 비오는 날의 광화문풍경을 떠올려본다. 

시험후에 찾아간 광화문 광장. 광화문 뒤의 산자락이 무척 멋지다.